우쌤 이야기 2021. 1. 26. 10:45

2011년에 첫 발령을 받았으니 햇수로는 교직에 몸 담은 지 11년

중간에 육아휴직 기간이 있으니 실제 교육경력은 8년

교사 정년이 현재 만 62세이니 앞으로 내가 교직계에 있을 수 있는 기간이 최대 27년

 

예전엔 미처 몰랐는데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세월이 가는 속도는 야속할 정도로 빨라서 금방 정년의 나이에 도달할 것만 같다. 그 와중에 내가 무서운 것은 훗날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맞이한 어른 교사(경력 교사)로서의 내 모습이다.

 

교육경력이 쌓일수록 수업이 늘고 아이들 대하는 생각이나 방식도 깊고 능숙해져야 할 텐데

세상과 요즘 아이들이 변하는 속도는 빠르고 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도리어 모든 게 느려지니

그 격차를 어떻게 해소하면서 오래오래 멋진 교사로 학교에 남을 수 있을까.

 

그동안은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무작정 달려왔는데

이제 긴 흐름을 보고 내가 교사로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더 넓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.

 

돌아보니

열정으로만 수업하고 열정으로만 아이들을 대할 때도 있었고

조금씩 능숙함은 생겼으나 그 이상은 뭘 몰라 나아가지 못하며 답답할 때도 있었으며

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는 방법을 깨우치기 시작하며 학교생활의 기쁨과 즐거움을 새롭게 느끼기도 했다.

 

소위 정말 힘든 학군의 학교에서 좌절하며 교직 2년 차에 일찍이 교직 슬럼프를 맛보기도 했고

아이들이 잘 따라주는 편안한 학교에서 그 덕에 아이들과 내가 하고 싶은 수업을 마음껏 도전해보기도 했다.

 

이제껏 겨우 두 학교를 겪었는데 다르기도 참 달랐다.

앞으로 남은 교직 27년이면 적어도 6번쯤은 학교를 옮겨야 하는데 학교마다 학교 특성, 학교 분위기, 업무량, 아이들의 상태 등이 너무나 달라서 내가 수업하기 편하고 아이들 대하기 편할 수 있는 곳으로 '골라서' 가야만 하는 현실이 존재한다. 하지만 그 마저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, 마냥 그렇게 '피해' 다닌다는 생각도 썩 기분 좋지 않고.

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?

어떤 학교에 가든 어떤 아이들을 만나든 상관없이 내가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?

내가 많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posted by 우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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